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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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 개인전
온전한 초상
Her Portrait
일시
2016.12.01 - 2017.01.22
장소
갤러리 2, 갤러리 3
작가
주황
전시소개
주황: 온전한 초상 Her Portrait
주황의 사진은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초상과 풍경을 오가며 독특한 페미니즘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2009년 서울에서 첫 개인전 <헤이, 우리 소풍간다>을 가지면서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했고,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 서울 2016에서 여성감정노동자를 소재로 한 <의상을 입어라>를 출품한 이후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전시 <온전한 초상 Her Portrait>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작가는 오랫동안 여성 초상사진에 집중해왔다. 사진을 매체로 작업하는 여성작가에게 “오늘날 여성을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작가에게 미학적 차원뿐 아니라 첨예한 사회학적, 윤리적 의미를 함축한 복잡하고 어려운 답변을 요구한다. 이러한 문제 의식에 대해 주황은 매우 ‘소박하고’ 동시에 진솔한 접근방식을 드러내고 있다. Liking What You See; A Documentary 이번 전시 <온전한 초상 Her Portrait>에서 주축을 이루는 Liking What You See; A Documentary 연작은 주황의 작업을 동시대 미술의 실천 영역 안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는 전환점을 제시한다. 촬영방식이나 기법의 면에서 볼 때 이 작업은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사진들이다. 그러나 방법론적인 차원에서 볼 때 이 사진들은 ‘메타사진적인 전유’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고전 영화의 스틸컷 이미지를 전유한 신디 셔먼의 초기 흑백사진 작업 Untitled Film Stills과 맥이 닿아있다. 작가는 한국 화장품 광고에서 보이는 고유한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포즈, 의상, 조명 그리고 디지털 리터칭 기법 등을 고스란히 차용한다. 이와 같은 모방 전략은 그 사진들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일차적인 반응에서 실제적인 효과를 드러낸다. 사진을 처음 대면하는 관객들은 이 사진들이 각종 매체의 화장품 광고에서 이미 익숙해진 이미지 패턴을 지닌 것이어서 사진 속의 여성을 으레 광고 모델로 간주한다. 하지만 좀더 찬찬히 들여다보면 대형으로 확대된 사진 속의 낯선 얼굴, 광고에서 봐왔던 것과는 다른 시선 처리 방식 등을 통해 그 얼굴들이 유명 영화배우나 연예인 혹은 패션모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Liking What You See; A Documentary의 여성들은 광고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선 기성 모델들과는 달리, 카메라 뒤에 선 작가와 긴장된 특정한 관계 혹은 심리적 태도를 설정한다. 그들은 관람자가 일반적 광고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광고 모델에게 기대하거나 예상하는 전형적인 이미지와 다른 무엇을 보여준다. 그들은 자신이 유명 광고 모델들만큼 아름답지도 않고 아우라도 없고 그저 스타의 스타일을 쫓아 하기 위해 메이크업과 포즈를 따라하며 최선을 다해 시뮬레이션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의 본래 자아를 노출하고 있다. Departure 주황의 사진에서 초상과 풍경은 동등한 위상을 차지한다. 작가에게 초상은 풍경이고 풍경 역시 초상이 된다. 초상은 타인의 얼굴이고 풍경은 자연의 얼굴이라는 점에서 결국 작가가 추구하는 사진은 타자의 초상 혹은 외부세계를 재현하는 것이다. 사진 양식의 관점에서 보면 그의 작업은 ‘무표정 사진(deadpan photography)’으로 분류될 수 있다. 초상이건 풍경이건 주황의 사진에는 감정이 배제된다. 가령, 초상사진에서 작가는 모델에게 감정 표현이나 표정들을 가능한 자제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만 연출 디렉션은 쉽사리 눈치채지 못할 만큼 은밀히 숨겨져 있어 겉으론 무관심이 지배적인 정조인 듯 보여도 사실 이것은 철저히 위장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Departure 연작이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요즘의 시각문화 가운데 셀피 페미니즘이 제기하는 맥락과 결부된다. 여성이 자신의 얼굴이나 신체 혹은 벗은 신체를 찍은 개인적인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하는 것이 권력을 부여하는 행위인가에 대한 논의가 셀피 페미니즘의 이슈이다. 근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의 공항은 남성들이 독점해왔으며 배타적인 권력과 부를 상징해왔다. 그러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 공항에서 한국의 여성들이 출국하면서 찍은 셀피 사진들은 매우 특수하다. 여행, 어학연수, 유학, 국제결혼, 이민, 해외취업, 사업 출장 등 요즘 한국 사회의 젊은 여성들에게 해외로 출국할 기회는 잦다. 이러한 사회 현상을 염두에 둘 때 공항에서 촬영한 여성 셀피 사진은 ‘권력부여’의 위상을 획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주황의 Departure 작업은 페미니즘 담론이 답하기 어려운 독특한 시각에서 의미 있는 제안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작업에 내재한 작가의 개입과 전략은 개념주의 사진의 예술적 성취의 한 사례를 보여준다. <온전한 초상>의 영문 제목 Her Portrait이 암시하듯 공항을 떠나는 그녀들의 초상은 작가의 자화상이기도 한 것일까. 2016년부터 시작한 연작 Departure는 서울, 뉴욕 등 공항에서 여성들의 ‘떠나 감’을 소재로 미장센을 거쳐 촬영된 사진들로서 철저히 몰개성적인 공항의 ‘비장소(non-place)’적 성격과 대비된 떠나는 여성들의 드라마틱한 내면 심리가 극도로 압축된 순간을 통해 표출된다.
주요작품
상세정보
장소

갤러리 2, 갤러리 3

작가

주황

일시

2016.12.01 - 2017.01.22

주최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문의

02-6929-4470

티켓구매 안내
성인 5,000원
청소년(만 8세 ~ 만 18세) 4,000원
우대(만 65세 이상, 장애인) 4,000원